아나카 페미니스트 선언

전 세계의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삶에 직결되는 주요한 사항에 대해 결정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 여성들은 다음의 두 가지 억압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1) 국민 일반에 의한 사회적 억압, 2) 성차별, 그들의 성별로 비롯된 억압과 차별.

억압에는 다음의 두 가지 주요 형태가 있다.

  • 이데올로기, 문화적 전통, 종교, 광고, 선전에 의한 세뇌, 조작된 개념으로 여성의 감정과 감수성을 유린하는 행위. 이렇게 모든 영역에서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태도와 자본주의적 사고가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다.

  • 제도에 의한 억압, 위에서 아래로 명령이 하달되는 수직적 조직구성, 이는 소위 사생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 저임금 노동자, 소비자, 가정의 일꾼으로서 가해지는 경제적 착취와 억압.

  • 폭력, 사회의 비호 아래 가해지는 폭력. 이는 사적 영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폭력은 대안이 없거나 직접적인 신체적 폭력에 대한 제한이 있을 경우 간접적으로 이뤄진다.

  • 조직되지 않은, 구조화되어 있지 않음으로 비롯되는 폭정. 이는 책임을 분쇄하고 약점과 무활동으로 이어진다.

다음의 요소들은 함게 작용하고 순환해 서로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이런 순환 체계를 깨뜨릴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그렇다고 깰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나카-페미니즘은 의식의 문제이다. 수호자를 치워내겠다는 의식. 이를 통해 사회 해방의 원칙이 우리에게 바르게 설 것이다.

아나카-페미니즘은 남성과 동등한 자유와 독립성을 의미한다. 그 누구도 누군가에 비해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은, 모두가 남성과 대등한 조정권을 가진 사회 조직과 사회 생활을 의미한다. 이 원칙이 사적인 영역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사회생활에 적용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아나카-페미니즘은 여성이 그들 자신에 대해 자주적으로, 또한 함께 걱정을 나눌 다른 여성들과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돌보는 것을 내포한다. 남녀가 관련된 우려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본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동일한 입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은 반드시 피임과 출산 등 자신의 신체에 관한 문제에 스스로 결정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남성 지배, 여성에 대한 소유와 통제, 억압적인 법,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자치와 독립에 대해 개별적으로, 그리고 연대해 싸워야 함을 의미한다.

위기센터, 아동 보육원, 학습 및 토론단체, 여성 문화활동 등은 여성의 감독 하에 운영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핵가족은 양쪽 모두에 대해 동등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와 개별 인간의 자율성과 진실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비롯한 남성과 여성의 자유로운 연합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교육과 미디어, 일터에서의 성 고정관념은 폐지되어야 한다. 일터와 집안일, 교육에서의 급진적인 성 분배가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 생활 구조는 급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더 많은 시간제 일자리, 사회 뿐 아니라 집 안에서도 할 수 있는 수평적 일터가 있어야 한다. 남성과 여성의 직업적 역할은 폐지되어야 한다. 간호와 육아는 여성만큼이나 남성도 신경써야 할 일이다.

권력을 가진 여성과 여성 총리는 대다수의 여성과 끝가지 함께하지도 않을 것이고, 억압을 철폐하지도 않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부르주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해방을 위한 싸움에 대해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에겐 무정부주의 없는 페미니즘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아나카-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력이나 여성 총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권력이 없는, 총리가 없는 조직을 의미한다.

여성에 대한 이중의 억압은 이중의 투쟁과 이중의 조직을 요구한다. 한편의 페미니스트 연합과 다른 한편의 아나키스트 연합. 아나카-페미니스트는 이 두 주직에서 하나의 교차점을 형성할 것이다.

진지한 아나키스트는 반드시 페미니스트여야 한다. 이게 아닌 무정부주의는 가부장적인 약간의 아나키스트일 뿐 진정한 아나키스트라고 할 수 없다. 아나키즘에서 페미니즘의 특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나카-페미니스트들의 과제이다. 페미니즘이 없다면 아나키즘은 가능하지 않다.

아나카-페미니즘의 핵심은 이상의 변화가 내일이나 혁명 이후가 아닌 바로 오늘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혁명은 영속적이어야 한다. 우린 일상을 관통한 억압을 직시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이 패턴을 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우린 어떤 지도자에게 우리가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할 권리를 위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자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린 개인적인 문제에서, 순수한 여성의 문제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그리고 공통적인 문제에서 남성 동료들과 함께 결정해야만 한다.